비탈길이 희끗한 게 눈 내린 자취가 여태 남았다. 잔설(殘雪)을 털어버린 솔잎이 외려 싱싱하다. 남녀 한 무리가 돗자리를 펼친 채 둘러앉았다. 겨울 들판의 냉기는 아랑곳없이 그들은 지금 흥청거린다. 자리 한가운데 놓인 화로를 보니 눈치채겠다. 육색(肉色)이 붉은 고기 예닐곱 토막이 지글지글, 불판 위에서 익어간다. 갖은 야채가 소복이 담긴 접시, 술잔과 밥그릇과 종지가 놓인 개다리소반, 따듯한 국물이 들어있을 법한 탕기(湯器)가 그 곁에 나란하다. 19세기 한양 어느 모퉁이에서 벌어진 회식 장면이다. 척 봐도 남부러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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